DSLR 카메라 보급기, 중급기, 고급기

DSLR 카메라에 보면 보급기, 중급기, 고급기(플래그쉽)라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보급기 밑에 입문기라는 라인업이 있기도 하다.

그럼 이런 등급은 무엇을 말하는가?

고급기를 쓰면 사진이 더 잘 나올까?

 

일단 아래 표를 보고 시작하면...(2013년 4월 캐논 기준)

 

	APS-C 센서(크롭센서)	FF 센서
입문기	1100D
보급기	700D	6D
중급기	60D	5D MARK3
고급기	7D	1DX

 

참고 : 100D는 위치가 애매하여 표에 넣지 않았다. 

캐논 발표회 자료로 보면 보급기 라인인데 동시대의 보급기에 비해서 기능이 약간 떨어지는 수준...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

굳이 넣자면 보급기와 입문기 사이 정도로 볼 수 있을 듯...

 

일단 이런 등급의 기준은...

사진의 품질이 아니라 바디의 성능이 기준이 된다.

바디 성능이 좋으면 사진의 품질이 좋지 않냐고?

여기서 말하는 바디의 성능은...

사용자 편의에 맞게 직관적인 버튼의 개수, AF의 검출능력, 연사매수, 바디의 내구성 등...

카메라의 기계적 성능을 의미하지 사진 결과물에 따라서 보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는 건 아니다.

 

따라서...

센서와 이미지 처리칩이 같으면 사진의 결과물은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를 들면...

캐논 카메라의 경우 1800만 화소 센서에 DIGIC4 칩을 달고 나온...

보급기 600D, 중급기 60D, 고급기 7D는 이론상으로는 사진의 결과물은 거의 차이가 없다.

 

카메라의 기계적 성능이 중요한 경우는...

AF와 연사가 중요한 스포츠 사진 같은 동적인 사진을 찍을 경우가 대표적인데...

AF와 연사가 좋은 고급기 7D가 중급기나 보급기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농구선수가 림에 덩크하는 순간을 찍어야한다면 연사가 좋은 기종이 유리한 건 당연하다.

이처럼 카메라의 기계적 성능이 뛰어난 것은 원하는 사진을 건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사진의 품질이 높으냐 저질이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즉, 카메라의 고급기라는 기준은 카메라 성능으로 인해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높여준다는 이야기다.

<사진의 품질>과 <사진을 건질 수 있는 확률, 기회>...

이 두가지를 같게 보면 안된다.

물론 보급기로 찍을 때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고 하여...

전혀 원하는 사진을 못 찍는 건 아니다.

고급기에 비해 부족한 기계적 성능을 커버하는 건 내공과 경험이다!

게다가 요즘 보급기는 옛날 중급기에 필적할 정도의 바디성능을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보급기라서 사진이 별로라는 건 100% 핑계에 불과하다.

 

사진의 품질의 이야기로 가서...

사진의 품질을 본다면...

오히려 보급기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보급기는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제품이기 때문에...

대충 찍어도 나름 이쁘게 나오도록 만든다.

즉, 보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JPG로 찍을 경우 나름 화사하게(?) 결과물이 나온다.

그리고 보급기 카메라의 다이얼에 보면 P, Tv, Av, M을 제외하고...

인물, 풍경, 접사, 스포츠 등 상황에 맞게 바로 찍을 수 있게 표시가 되어 있다.

해당 부분에 다이얼을 놓고 편하게 찍으면 따로 보정할 필요없이 상황에 맞게 이쁘게 촬영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것은 고급기 다이얼에는 볼 수 없다.

카메라 제조사에서 고급기를 쓰는 사람은 일정 부분 사진에 대해서 이해하고 보정을 다룰 줄 안다는 전제에서 카메라를 만들기 때문에...

고급기의 경우 보급기에 비해서 오히려 밋밋한 사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즉, 고급기의 경우는 보정에 유리하도록 뉴트럴하게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앞으로도 배울 생각 없다면...

보급기 사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